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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정보

핌슬러 프랑스어 레벨4 후기 Pimsleur French IV (feat. 앙키A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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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로 드디어 핌슬러 레벨 4를 끝냈다. 이제 레벨 5만을 남겨놓고 있다. 핌슬러의 오디오 파일을 들은 시간만 해도 60시간이 된 것이다. 앙키나 복습 등 다른 방법으로 핌슬러를 학습한 시간까지 합치면 200시간은 족히 될 것 같다. 어디 가서 자랑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한 가지 Method로 거의 매일 꾸준히 했다는 사실은 정말 뿌듯하다.

 

내 성과를 자랑하고자 쓰는 글은 아니다.

 

한국에서 이 핌슬러라는 Method는 별로 인기가 없다. 첫째로 영어권 국가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제2외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이 훨씬 적기 때문이고, 둘째로 아쉽게도 기본 언어 자체가 영어이고, 영어 오디오를 통해 모든 설명이 이루어지다보니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춘 사람만이 핌슬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핌슬러를 해외 유튜버를 통해 알게 되었고, 누구나 그렇듯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려 노력했다. 영어로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왔지만, 한국어로 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었고 그마저도 피상적인 소개에 불과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핌슬러 이용자가 적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몇 달간 꾸준히 이용한 뒤 후기를 올린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하다보면 불안해진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며 자신의 진행도를 검증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남들의 후기를 읽어본다. 누구나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혹여나 있을 핌슬러 이용자는 자신의 상황을 검증받을 수 없다. 한국인의 후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이 핌슬러를 이용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써본다.

2020/01/15 - [언어/정보] - 핌슬러 Pimsleur 프랑스어 50일 독학 후기

2020/03/25 - [언어/정보] - 핌슬러Pimsleur를 이용한 프랑스어 독학 중간 점검

위 두 글을 먼저 읽고 오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총 5개의 레벨, 150개의 오디오 파일 중 4개의 레벨, 120개의 오디오 파일을 끝냈다.

 

하루에 하나씩 매일같이 한다면 4달이면 끝나겠지만, 나는 딱 5달 걸렸다.

만약 누군가가 핌슬러로 학습을 이제 막 시작했거나 이를 이용한 학습을 고민 중이라면, 의심을 품지 말고 계속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핌슬러 레벨 4를 끝내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정말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레벨별 난이도와 내용

현재 나의 진행도는, 어제 레벨4를 완료하고 오늘 레벨 5의 첫 레슨을 수강한 상태이다.

 

내가 쭉 핌슬러를 이용해오며 느낀 난이도를 정리해보겠다.  프랑스어를 기준임을 밝힌다. 하지만 결국 같은 회사에서 기획한 코스이기 때문에 다른 언어들에도 비슷하게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괄호 속 연도는 핌슬러에서 그 레벨을 제작한 년도를 뜻한다.

 

- 레벨1 (2018) ★ 

정말 기본적인 내용과 단어, 단순한 문장 구조, 단순한 시제 표현. 하지만 그 언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초반에 진입 장벽이 상당할 수 있어 별 2개(굳이 비교하자면 듀오링고가 별 반 개정도)

 

- 레벨2 (2019)

내용과 문장 구조는 레벨 1과 별반 다르지 않음. 시제 표현이 하나둘씩 더 등장.

 

- 레벨3 (2010)

피상적인 내용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변화하기 시작. 문장 구조도 기본적인 틀을 넘어 조금씩 복잡해지기 시작. 시제 표현도 다양해져 살짝 벅찰 수 있으나, 난이도 변화는 완만하게 느껴짐.

 

- 레벨4 (2013)

  약 15강부터 난이도가 급격히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받음. 엄청나게 다양한 새로운 단어들과 새로운 문장 구조들 대거 등장. 지금까지 배웠던 시제를 마구 혼용해 복습하게 함. 예를 들어 가정법을 알려준 뒤 여러 시제와 표현을 섞어 계속해서 반복시킴.

  23강 정도부터는 하루하루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듦. 너무 어렵고 새로운 표현을 너무 많이 알려주기 때문.

 

- 레벨5 (2014)

오늘 수강한 레벨 5의 첫 레슨에서 화자(?)가 핌슬러 프랑스어 레벨 5는 어떤 느낌이 될 것인지 예고해주었다.

레벨 1~4까지는 프랑스어의 기본적 문장 구조(basic structures)를 배웠다면, 레벨 5에서는 그간 배웠던 것들을 복습함과 동시에 더 복잡한 문장 구조들을 배운다고 한다. 레벨5 레슨 1을 들어본 결과 상당 부분이 그간 배운 내용의 복습으로 이루어져 있고, 정말 구체적인 상황에서 사용할 단어들(시차 적응이라던가, 호텔 관련 용어라던가)이 사이사이에 배치되어있었다.

 

나의 공부 방법

당연히 오디오를 듣는다. 하루에 하나를 목표로 듣는다.

 

1. 오디오

그냥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 따라하라는 부분에서 따라한다. 당연히.

- 말해보라는데 잘 기억이 안 나면 오디오를 멈추고 생각해본 뒤 말해본다.

- 발음이 잘 안되면 오디오를 멈춘 뒤 될 때까지 발음해본다. (gr, br, dr, vou 발음은 아직도 어렵다)

- 헷갈리는 표현이나 처음 배우는 표현, 단어 등은 종이에 적어둔다.

 

오늘 들으며 적은 내용들

2. Flash Cards / Quick Match / Speak Easy

오디오가 끝난 뒤 리뷰 학습도 빠짐없이 진행한다.

그냥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표현이나 헷갈리는 문장들이 나오면 오디오를 들으며 종이에 적어놓았던 내용들과 비교한 뒤 취합앙키 카드에 모두 등록한다. 

2020/04/13 - [언어/정보] - 암기 어플 앙키 Anki 외국어 단어 암기에 활용

Flash Cards의 내용을 앙키에 등록

난 특히 Quich Match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레벨 1~3의 Quick Match는 해당 레슨에서 배운 내용에 대한 복습 위주였다. 그래서 개수도 보통 10개, 많아야 18개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레벨 4부터는 Quick Match의 개수가 급격하게 많아진다.

32개다. 레벨 4부터는 그 날 배운 내용뿐 아니라, 그간 레벨 1~3에서 배웠던 모든 내용을 아울러 복습시키기 때문이다.

위 스크린샷을 보면, 프랑스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도 4가지 선택권의 내용이 비슷비슷한 것이 보일 것이다. 이렇듯 한 가지 문장 구조에 지금까지 배웠던 다양한 내용을 적용시켜 포괄적으로 복습할 수 있다. 그래서 레벨 4부터는 퀵매치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앙키에 등록하며 퀵매치를 공부하다 보면 보통 20분은 훌쩍 넘긴다.

 

Flash Cards / Quick Match / Speak Easy를 진행하며 그때그때 필기한 내용과 비교해 Anki에 등록한다.

이게 포인트다.

 

3. 앙키Anki

나 같은 경우 핌슬러 문장들을 앙키에 등록해 공부하기 시작한 건 레벨 2를 학습할 때부터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약 750여 개의 문장이 쌓였다.

 

앙키에 문장을 등록해놓으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핌슬러도 한번 알려준 내용을 이후 레슨에서도 계속 등장시켜 학습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레벨 3이 넘어가면서부터 이미 알려준 표현이 너무나도 많고, 알려주는 내용도 계속해서 쌓여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전 내용 복습 분량이 적어지기 시작한다. 앙키는 이 점을 완벽하게 커버한다. 

 

내가 앙키로 꾸준히 복습해오지 않았다면 아마 레벨 4 후반부부터는 따라가기가 정말 벅차지 않았을까 싶다. 새로 배우는 내용은 계속해서 쌓이는데, 아쉽게도 핌슬러에선 그만큼의 복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해외 언어 포럼에서 핌슬러 레벨 4, 5는 2회독 했다는 사용자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프랑스어가 우리보다 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마저 2회독 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고, 그만큼 학습할 양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한국인은 더 많이 노력해야지만이 핌슬러의 내용을 온전히 내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정말 많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다.

한 달간의 평균 이용 시간

평균 이용 시간이 27.5분으로, 거의 핌슬러 오디오 하나를 듣는 시간과 맞먹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앙키는 핌슬러 오디오처럼 많은 집중력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자리에 진득하니 않아 집중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접속해 카드 한두 개씩만 틈틈이 한다면(예를 들어 대변을 볼 때) 크게 부담스러운 시간은 아니다. 사실 유튜브 한두 편 덜 보면 되는 시간 아닌가?

 

결론

레벨 4를 공부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어떻게 꾸역꾸역 마치고 나니 '와.. 실력이 늘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당연하게도 끊임없는 반복을 통한 언어의 내면화이다. 핌슬러와 앙키의 조합으로 꾸준히 공부한다면 정말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 말한 대로, 이 글이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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