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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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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 가게 - 제임스 도티 엄마의 강추로 제주도까지 들고 간 책이다. 신나게 노느라고 100쪽을 못 읽고 다시 가져왔지만 오늘 그냥 하루 만에 남은 부분을 다 읽어버렸다. 뭐 크게 재미있어서 하루 만에 읽은 건 아니고 그냥 읽기가 수월한 책이라 읽어 해치워버린 느낌이다. 난 자기계발서는 절대 읽지 않는다. 내 삶과 그들의 삶 사이에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많을 확률이 크다. 그래서 읽을 때는 '와~ 대단하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싶다가도 책을 덮고 나면 다 잊는다. 다행히 이 책은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이 책은 저자 도티가 명상수련을 통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세상을 바꾼다는, 물론 중간에 우여곡절도 겪으며, 그런 진부한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인 도티씨가 그냥 평범한 성공한 재력가였다면 이 책을 읽다가 ..
영화 <소리꾼>, 사라져가는 전통 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다. 이다. 엄마랑 둘이 가서 봤는데 코로나 때문인가 영화가 인기가 없어서인가 우리 둘만 덩그러니 보고 나왔다. 영화는 자체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플롯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붙여 얼기설기 엮어놓은 것 같은 초라한 짜임새를 보였지만,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판소리는 여타 권선징악 영화들과의 큰 차이점이었다. 영화 그 자체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제 사라져 가는 한국의 전통 문화인 판소리를 영화화했다는 점이었는데, 어디서 얼핏 보니 이십여 년 만에 나오는 판소리 영화라고 한다. 영조 10년의 이야기라고 하니, 양력으론 1734년 쯤이겠다. 그즈음으로 하여 판소리가 전국적으로 유행을 탔다는 것은 언젠가 국어시간 혹은 역사시간에 배운 것으로 기억을 하..
영화 <아홉 스님> 재개봉밖에 안하는 요즘 볼 영화가 없나 싶던 찰나 가족이 권유로 함께 관람하러 갔다. 아홉 분의 스님들이 90일간 천막에 들어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사실 다큐멘터리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라 놀랐다. 일단 러닝타임이 72분으로 굉장히 짧아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편집이 아주 '유튜브적'으로 잘 되어있다. 애플의 광고를 떠올리게 하는 자막을 이용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인상깊었다. 불교 영화라는 일면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효과적인 편집으로 잘 살린 것 같았다. 가족이 불교도라 어려서부터 절에 많이 다녔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용어나 행위등에 익숙해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
영화 <인투 더 와일드>, 이상과 현실 고등학교 때부터 이 영화를 보려고 했다. 결국 어제 책상에 앉았다. 영화를 보는 것도 생각보다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다.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면 아무리 재미가 있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집중하기가 생각보다 힘이 든다. 주인공 크리스는 인간 사회에 염증을 느낀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불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공부는 잘한다. 미국 명문대에서 수석으로 졸업하는 등 자신이 염증을 느끼는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된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다. 크리스는 친구가 없다. 유일하게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여동생 캐린 뿐이다. 크리스는 사회적 유대의 결핍을 문학 작품으로 채워 넣는다. 이렇게 볼 때, 크리스는 지극히 이상주의적이다. 이 사회는 무엇인가 잘못되었고 답을 찾을 수 있는건 문학 속이라고 ..
포노 사피엔스 - 최재붕 베스트셀러라길래 기대하고 읽었다. 유발 하라리의 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라 그랬을까, 라는 책의 제목도 기대에 한몫했을 것이다. 뭔가 있는 책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기대치에는 한참... 한~~~~ 참 못 미쳐도 너무 못 미치는 책이었다. 왓챠의 좋아요 수 기준 2위와 3위 의 한줄평이다. 참으로 가혹한 코멘트가 아닐 수 없다. 왓챠 이용자의 상당수가 2,30대 등의 젊은 층이기에 왓챠의 별점이 이 책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젊은 층의 기호는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 '꼰대'들을 위한 책이라는 코맨트가 있는데, 선뜻 보면 부적절해 보일 수 있지만, 작은따옴표 안에 낱말을 집어넣어 그 의미를 압축해 전달하려 한 것 같다. '유튜브, 온디맨드 경제, 플랫폼 문..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지금 생각해보면, 내 어릴 적 꿈은 건축가였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아래는 내가 2008년,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린 그림이다. 졸라맨들이 짓고 있는 어떤 요새의 입면도인 것 같아 보인다. 무슨 생각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비슷한 그림이 있는 그림책을 보고 비슷하게 따라 그리던 기억이 난다. 일단 그림부터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 그린 그림 치고는 뭔가 꽤 '건축틱'하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비밀이 있다. 비밀이래서 뭔가 거창한 것은 아니고, 당시에 내가 기름종이라고 부르던 반투명 종이를 이용해 그렸다는 것이다. 왼쪽 그림에 오른쪽 기름종이 그림을 덧대면 가장 위의 그림이 완성된다. 왼쪽 그림은 건물의 외부 모습이고, 오른쪽 기름종이 그림은 건물의 내부를 나타냈다. 초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