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22년도 1학기 후기

반응형

산업디자인과 2학년 1학기 수업

기계공학과 3학년 1학기 수업

 

 

작년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쓴 것 -

- 산업디자인과 복수전공 : 1년간 공부해보며 느낀 점. 난 이론과 원리에 관한 것들에 흥미를 크게 느끼는 성격이다. 그런데 산디과 커리큘럼의 경우 이론에 대한 지도가 강하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 시스템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공부하는데 힘이 든다. 물론 다른 미대 학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내년 내후년에 산디과 3, 4학년 수업을 들어 봐야 더 깨닫게 되겠지만 디자인이란 것을 내 미래 직업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회의감을 느끼는 한 학기이다.

 

그리고 이번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기계2개 산디3개. 지난 학기에 이어서 이번 학기에도 기계 과목보다 오히려 산디 과목을 더 많이 들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컸고 커리큘럼을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산디과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뭐 아무튼 앞서 느꼈던 회의감은 해소되지 않고 여전하다. 이번 학기 몇번씩이나 한 말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이루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이다. 물론 미루고 미루다 밤새 야작을 하며 했던 말들이지만... 뭔가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확신이 느껴지질 않는다. 물론 기계과 분야도 확신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배워가는 재미가 있고 취업도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으니 일정부분 상쇄가 된다. 반면 디자인은... 정말 모르겠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끝은 본다라는 마인드로 이번 학기 버텼다. 그리고 앞으로도 졸업 때까지도 그렇게 버틸 생각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내 마음을 짖누르는 건 내가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다. 기계과 과목도 결국 선택적으로 들어야 하고 산디과 과목도 다 못듣는다. 아무리 융합인재가 대세라곤 하지만... 나는 취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취업이든 뭐든 내 능력을 입증 하려면 어느 한 분야는 잘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든다. 그래서 더 부담감이 있다. 둘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근데 막상 둘 다 열심히 안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모르겠다... 일단은 흘러가는 대로.

 

과목 후기

 

1. 기계공학과 과목
- 재료거동학 - 최형현 교수님

어떤 재료가 어떤 힘을 받을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변형하는지 배운 과목이었다. 인상깊었던 건, 기계공학이란 힘-응력-변형률-변형 이렇게 네 요소의 세가지 관계를 파악하는 과목이고, 사실상 두번째 응력-변형률 관계만 알아도 기계공학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교수님의 말씀이었다. 

2학년때는 기계공학이라는 분야의 나무만 보아왔다면 3학년이 되고 나서는 점점 숲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이 과목은 완전히 암기 과목이었다. 문제 풀이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 더 재미나게 공부했다. 작년 기계공작법도 되게 재미나게 공부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 과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난 원리를 따지는 공부를 좋아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 진동방진시스템설계 - 김관주 교수님

동역학의 연장선에서 미소질량이 움직일 때의 상황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는 과목. 과목명은 진동방진시스템설계인데 1학기라는 시간이 너무 짧은 탓일까, 방진설계에 대해선 전혀 배우지 않고 진동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만 배우다보니 큰 흥미를 느끼지를 못했다. 그게 어떻게 사용되는지 배웠다면 더 재미있었을 듯하다.

2. 산업디자인과 과목
- 제품폼팩터스튜디오1 - 하미영 교수님

주전공생에겐 필수과목이지만 복수전공생에겐 필수과목이 아닌 2학년 스튜디오 수업. 들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들었는데 역시 듣길 잘한 것 같다.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해 배운 것도 엄청나게 깨닫는 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자잘자잘하게 남는게 많았다. 일단 이번 학기 스케칭, 모델링 그리고 렌더링을 모두 한 유일한 과목이어서 툴 사용법을 리마인드 했다는 점. 그리고 산디과 내에선 기둥같은 과목이기 때문에 같이 듣는 학우들과 공감대가 쌓였다는 점. 등등...

같은 자세로 같은 자리에 아침 9시부터 여섯시간동안 앉아 학생 사십명 가량을 한 명 한 명씩 피드백 해주시는 하미영 교수님 정말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든다...


- 디자인진로탐구 - 남궁윤재 교수님

오즈의 마법사 캐릭터 중 한명을 택해 페르소나로 변형시켜 그 페르소나에 맞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디자인 하는 과목이었다.

열심히 안했다... 교수님의 수업 진행에 강제성이 없어 더 열심히 안하게 된 것 같다. 완전 방목형이셨다. 그래도 조금은 잡아주셨으면 어땠을까 아쉽긴 하지만 뭐 열심히 안한건 나의 선택이니까...

작년 디지털입체실무도면 과목때 페르소나라는 것을 처음 접한 뒤 디진탐을 통해 그 개념이 더 확실하게 이해된 것 같다.


- UX분석과응용 - 이근 교수님

제품반 UX수업 수강신청 실패해 울며 겨자먹기로 들은 운송반 UX.

쩝... 과제가 별로 없어서 좋긴 했는데 재미도 배워가는 것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모빌리티 수업이다보니 수업의 컨텐츠 자체가 그닥 흥미로 안 다가왔다.

그래도 UX에 대해 얼마나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아무렇게나 막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공감대를 살 만한 페르소나를 어떻게 잘 설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확실하게 배웠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 프라이드가 있으신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본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3. 디자인엔지니어링 과목
- 제품형상과기능 - 박기철 교수님

이번 학기 그나마 가장 재미났던 수업이다. 

학기 초 서비스로봇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자유주제로 육하원칙에 의거해 주제와 타겟을 정하고 필드 리서치를 통해 주제를 검증했으며 조금씩 구체화시켜 프로토타입까지 만드는 과정이었다.

일단 팀원이 제시한 주제가 너무 괜찮았기에 진행이 한학기 내내 순조로웠다. 

교수님의 피드백 중 사용성 관련 내용들이 많아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고 내가 사용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게 재미있었다.

또 팀원 중 산업디자인과 분이 어떤 형태에서 오는 문제점을 cmf와 디자인으로 푸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여러므로 배워가는 게 많은 과목이었다.

 

 

지난 학기까지 거의 모든 수업이 비대면이다가 이번 학기에 대다수가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면서 발표 횟수도 많이 늘었다.

난 원래 발표에 자신이 있다. 물론 나도 남들 앞에서 긴장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긴장하는 정도가 보통 이하인 것 같다. 그래서 발표에 대해 부담을 가져본 적이 대학교 들어와서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1년 반동안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발표도 모두 비대면으로 해서 더더욱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이번 학기에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대면 발표를 많이 했는데 여러번 발표를 하며 발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나는 대본을 읽으며 하는 발표는 질색한다. 그래서 보통 발표를 할 때 대본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학기 내가 자신 있지 않은 분야 내가 자신 있지 않은 내용의 발표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해야하나... 이전까지는 항상 내가 그래도 어느 정도 아는 주제에 대해 발표 해왔는데 이번 학기엔 죄다 산업디자인과 과목 발표뿐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대본을 보고 읽는 건 아니더라도 대본을 미리 써보고 어느 타이밍에 꼭 해야할 말이라던가 이정도 정리는 필수다. 다음학기부터 발표에 조금 더 진지하게 임기로 다짐한다.

 

이번 학기 가장 큰 수확은 산업디자인과 친구들을 사귀었다는 거다. 엄청 친하진 않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기계과 친구들처럼 엄청 친해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애초에 내가 원하던 건 그냥 수업 끝나고 편하게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는 그정도 사이였으니까 만족한다. 아무튼 수업 듣는데 친구가 하나도 없는 건 너무 슬프니까.

학교든 어디든 친구는 분명 있어야 하는게 내 성격이다. 올해 기계과 친구들 대다수가 졸업하고 나면 많이 쓸쓸해질 것 같다. 여자친구가 있고 이장원도 있지만 분명 어딜 가든 왁자지껄하게 모여 있는 동기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그래도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달려왔으니까...

이것도 역시 흘러가는대로~~

반응형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듀오링고 키워드로 네이버 검색 상위에 올랐다  (0) 2022.08.09
유행하는 폰트  (1) 2022.07.23
당인리선  (1) 2022.01.22
밥과 체감 온도  (0) 2021.10.26
홍대 구긱에서 살아남기 ep3 :: 신긱 격리  (0) 202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