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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8년 사가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2) - 사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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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1) - 사가 연꽃 밭

일본 사가 여행 넷째 날 2018년 6월 23일 그렇게 밤을 새 놀고 새벽에 숙소로 어기적 어기적 들어갔다. 대충 씻고 눕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숙소 퇴실 시간이 11시였는데 미련하게도 우리 셋 모두 11시가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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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0일 ~ 26일

6박 7일간의 일본 사가 여행기


 

2018년 6월 24일

2:03pm


정말 땡잡은 날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연꽃밭을 발견하다니.

 

여유롭게 셔터를 눌러대며

되는대로 돌아다녔다.

 

무슨 건물일까

이제 사가 성에 가보기로 한다.

 

오늘은 날이 꽤 덥다.

땀이 줄줄 흐른다.

평범한 길거리

사가의 구 시가지라고 하는 게 맞을까?

사가 성 근처의 정경들은

정말 낡았지만 깔끔하고

아담하며 소박하다.

사가 현립 미술관

이미 시간이 오후 3시를 향해간다.

미술관도 들를까 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사가 성 입성을 방해하려 유혹하는

모든 것들을 제치고

사가 성에 도착한다.

고맙게도 입장료는 무료다.

 

관광객이 꽤 있나부다.

자전거가 많이 보인다.

하나같이 낡아 녹이 슨 자전거들.

우선 흔히 우리가 성이라고 생각하는

성벽이 있다.

바로 이런 성벽.

 

이런 성벽 안으로 들어가면

진짜 '성'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궁'.

사가 성 외관과 내관

왼쪽이 사가 성벽의 정문,

그러니까 광화문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오른쪽이 '사가 성'으로,

광화문과 궁성 안으로 있는

경복궁을 생각하면 된다.

 

사가 성 내부

내부엔 크게 볼 게 없다.

내가 일본 문화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기에

하나도 모르니

자연스레 흥미도 떨어진다.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음식 반입 불가

내부 시설 촬영 불가

신발은 벗고 입장

등.

 

내가 딱 입장하니

타이밍 좋게 연극 비스무리한걸 한다.

당연히 무료다.

한 30분 정도 한 것 같은데

일본말을 모르니 당최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다들 가만히 않아있으니

나 혼자 벌떡 일어나 나가기도 뭐해

그냥 조용히 관람한다.

 

대충의 내용은

사무라이와 그 비서들?

그들의 브로맨스인 듯.

연기를 야무지게 잘한다는 생각을 한다.

 

오디오 가이드에 한국어가 지원된다고 들었는데,

난 굳이 듣진 않고

한번 쓱 훑어보고 나왔다.

 

성벽이 정말 운치 있다.

17세기에 지은 것이라고.

성벽은 보존이 꽤 잘 돼 있는 듯싶다.

성벽 사이로 얼굴을 내민 꽃.

잎은 토끼풀 모양인데

꽃은 우리가 아는 토끼풀꽃과 다르다.

 

어렸을 때 생각이 문득 난다.

수락산이 바로 집 앞이라

주말마다 수락산에 갔더랬다.

엄마 아빠가 풀 나무 꽃 이름을 많이 알려줬다.

덕분에 나도 자연스레 식물 박사가 되었다.

 

한 번은 유치원에서 어떤 산으로

생태 학습을 간 적이 있었다.

내가 풀이름을 하도 많이 아니

선생님들이 놀라시던 표정이

아직까지 아른거린다.

 

성벽 올라가는 길

일본의 처마는

한국의 처마보다 약간 더 각지다.

그래서 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사실 나라별 처마의 각도에도

과학이 숨어있다.

 

적도 근처로 갈수록 태양이 더 높이 뜬다.

따라서 겨울에 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적도 근처로 갈수록

처마가 치켜올려진 형태를 띤다.

 

라고 쓰인 책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규슈가 한국보다

훨씬 남쪽에 있다.

책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의 처마가 한국의 처마보다

더 역동적으로 설계되었어야 하는데

그 반대이다.

 

그냥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성벽에 올라 내려다본 사가.

시내라 하기도 민망한,

읍내?

그래도 작은 맛이 있다.

전체적으로 성이라기보단

뜰 정도의 아담한 느낌이 강하다.

일본의 다른 성들도 이런 걸까?

채우고 싶은 욕망

듬성듬성 비어있는 성벽들을 보면

어딘가 불편하다.

반면 그 틈들을 메우고 있는

작은 돌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 성벽을 짓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빈자들이 동원되었을까.

성 밖에서

성벽 위로 보이는 사가 성의 지붕.

그리고 틈 하나 안 보이게

야무지게 메워진 성벽.

성벽의 돌들 밑부분에

사다리꼴의 문양들은 대체 뭘까?

무언가로 들어 올린 흔적인가.

그리고 어떤 담장.

꼭 덕수궁 담을 보는 것 같아 찍었다.

물론 덕수궁 담이 훨씬 높지만

그 길의 느낌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3) - 시골 풍경

2018년 6월 24일 3:20pm 사가 성 구경도 끝났고 딱히 할 것도 없어 근처 대형 마트나 가보기로 한다. 사가 성에서 3km 정도 거리로, 여유롭게 걷는다면 1시간, 난 자전거가 있으나 넉넉잡아 반 시간 정도 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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