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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8년 사가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1) - 사가 연꽃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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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여행 넷째 날

2018년 6월 23일 그렇게 밤을 새 놀고 새벽에 숙소로 어기적 어기적 들어갔다. 대충 씻고 눕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숙소 퇴실 시간이 11시였는데 미련하게도 우리 셋 모두 11시가 넘어서 깼다. 덕분에 1,000엔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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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0일 ~ 26일

6박 7일간의 일본 사가 여행기


 

2018년 6월 24일

9:40am


오늘도 어기적 일어나

오늘은 또 뭘 할지 생각해본다.

 

그래도 나름 여행인데,

유명 관광지 몇 군데는 들러야지 싶다.

급하게 일정대로 다니는 건 아니더라도,

너무 아무 데도 안 가는 것도 좀 이상하잖아.

 

일단 역 근처로 가서 아침부터 먹고 생각해보자.


오늘도 역시 자전거를 빌린다.

 

생각해둔 메뉴는 딱히 없어서

역 근처로 가서 찾아보기로 한다.

 

사가 역이 보기보다 꽤 크다.

안에 편의점도 있고 서점도 있고

음식점도 꽤 많다.

 

역시 오늘도 현지인이 몇 명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들어가 보니 우동집.

 

430엔 합리적 가격!

11:41pm

일본 와서 첨 먹어보는 우동.

가장 기본적인 것 같은 메뉴를 시켰다.

 

날계란과 너구리 두 마리, 그리고 파가 들어있는 우동.

국물이 정말 짙고 일품이다.

 

파리 사누키야 우동과는 다르게 기본적이고 깔끔한 맛.

사누키야 우동이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사가 역 내 있는 자그마한 우동집이다.

토라짱 우동.

대체로 저렴한 가격대에

튀김이나 김밥 같은 메뉴도 판다.

 

항상 여행에 가서

소위 '맛집'을 찾아다닌 적이 별로 없다.

계획 없이 돌아다닐 때가 많은데

대부분 밥 시간대에

그냥 근처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른다.

기준은 현지인이 적당히 있는가.

 

다만 유럽에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있어

구글맵으로 가격은 보고 들어갔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의 비애다.


대충 검색해보니

사가 나름의 관광 명소는

사가 성, 풍선 박물관, 사가 신사 정도인 듯싶다.

 

사가 신사는 첫날 갔다 왔고

풍선 박물관은 그다지 땡기지 않아

사가 성이나 다녀와야지 싶어

여유롭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사가 성 주변에

해자랄까 호수랄까 강이랄까

물이 흐르는 공간이 있단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물이 흐르는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연꽃이 있다고는 말해주지 않았다.

 

우연히 발견한 연꽃 밭

이 연꽃 밭을 딱 보곤

내가 사가에 온 건 정말 너무 진짜 행운이야

라고 생각했다.

 

일단 크기부터가 정말 크다.

크기에 먼저 압도당하고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감동이 극대화된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미친듯이 찍는다.

 

아주 진짜 조금 아쉽게도

아직 초여름이라

연꽃이 만개하지는 않았나부다.

하지만 그 덕분에

무더기의 연잎들 사이에서

이제 막 봉우리를 짓고 있는 녀석들이나

금방이라도 모습을 드러내려

수줍은 모습을 하고 있는 연꽃들을

하나하나 찾는 재미가 있다.

 

태어나서 연꽃을 이렇게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처음이다.

 

내 자전거랑 연꽃이랑 설정샷

솔직히 말해서

구멍이 송송 뚫린

연근은 조금 부담스럽다.

다행이 몇 안된다.

이 연잎 속에 갇힌 물방울,

이게 최고로 마음에 든다.

아이슬란드에 갔을 때

말 그대로

대자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반면 여기 사가는

너무나 소소한 작은 기쁨들에

어찌 반응해야할지조차 모르겠다.

도저히 발걸음이 떨이지질 않는다.

벌써 1시간이 넘도록 여기에 있었는데도

계속 있고싶다.

꽃밭 둘레로

아담한 산책로가 있어

산책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인다.

물에 비친 연꽃
아저씨는 동상을 보고 계신걸까

군데군데 아기자기한 동상들이 보인다.

 

우리 집 근처에

이런 공원 있으면

정말 산책할 맛 나겠다.

 

신도시에 사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깨끗하고 부족한 것이 없다.

다만 아쉬운 건

낡았지만 엔틱한 느낌을 주는

그런 도시의 풍경들이 없다는 것이다.

귀여운 새
귀여운 새 2

 

귀여운 할아부지

자전거를 타고 사가 성 주위를 돈다.

해자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어떤 연못들은

에도 막부 시절 사무라이들이

개인 정원으로 사용했던 연못이린다.

 

정말 운치가 있다.

1:57pm
그저 길을 가던 평범한 남자.

갑자기 몸을 수그려 무엇인가를 주워 호주머니 속에 넣는다.

다름 아닌 쓰레기이다.

약간의 감동과 자책감. 

 

일본의 거리는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깔끔하다.

자신이 버린 것이 아닌 쓰레기마저 줍는다니.

이것 또한 작은 문화 충격이다.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2) - 사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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