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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8년 사가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4) - 사가 현청과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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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3) - 시골 풍경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2) - 사가 성 일본 사가 여행 다섯째 날 (1) - 사가 연꽃 밭 일본 사가 여행 넷째 날 2018년 6월 23일 그렇게 밤을 새 놀고 새벽에 숙소로 어기적 어기적 들어갔다. 대충 씻고 눕자마자..

juntherm.tistory.com

2018년 6월 20일 ~ 26일

6박 7일간의 일본 사가 여행기


2018년 6월 24일

5:27pm


소면으로 배를 간단히 채우고

다시 여유롭게 자전거에 오른다.

 

왔던 길을 다시 똑같이 가면 된다.

 

시내에 가시는 걸까

생각해보니

올 땐 대부분 내리막이었다.

그 뜻은?

돌아갈 땐 오르막.

 

천천히 가자.

 

마그도나르도?

카메라는 잠시 가방에 넣어두고

여유롭게, 땀을 흘리며 오르막을 올라

다시 시내에 도착.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사가 성 근처

날씨 정말 좋다.

엄청 덥지도 않고

엄청 습하지도 않다.

 

자전거 타기 딱 좋은

그런 쾌적한 초여름 날씨이다.


보이는 거라곤 저 꼬지집 뿐이지만 분명 그리울 풍경

여행을 하다 보면 언제나 많은 것을 느낀다.

언제나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들.

 

여행은 사람들과 만나며 비로소 완성된다.

그리고 누구와 만나든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

내가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면 말이다.

 

단지 여행에만 해당되는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 덕분에 즐거우며 또한 배우고 성장해나간다.

인생은 여행의 연장선이 아닐까.

아니, 여러 인생들이 모인 것이 여행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난 그저 쉬기 위해 왔지만,

동시에 성장해있는 나를 발견한다.

 

설정샷 한번 찍어봤다

아까 아에온에서 산 카레로

저녁을 간단히 때운 뒤

야경을 보러 다시 한번 밖으로 나간다.

 

오늘 정말 많이 돌아다닌다.

그래도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은 덕일 테다.

 

여행지 선택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선택이란 말도 과분하긴 하다.

그냥 가장 저렴한 항공권만 보고

무작정 왔으니.

 

왼쪽은 인스타용 사진, 오른쪽은 원본 사진.

사가 역 앞 골목.

밤에 보니 꽤 운치가 있다.

 

애초에 사람이 많이 없다만

밤이라고 정말 너무 없다.

다들 일찍 들어가서 뭐하나?

 

아, 생각해보니 오늘 일요일 밤이다.

 

나름 삼각대 좀 써보겠다고

어찌 찍어봤다.

아직은 손에 익지 않아 어렵다.

 

삼각대 없이는... 정말 힘들다

그래도 있는 게 없는 것보단 확실히 낫다.

 

사가 역 근처 자전거 주차장인가 보다.

이런 게 있다니 놀랍다.

 

자전거의 왕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에 가서도

이 정도 규모의 주차장은 못 본 것 같은데 말이다.

 

어딘가 있긴 있었겠지?

네덜란드에선 여기 사가에서처럼

'자전거 주차장'을 '관광'할 정도의 여유가 없었으니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확률이 크다.

 

그냥 이탈리안 레스토랑인데

역에서 사가 성까지 이어지는

'사가의 샹젤리제'를 따라 페달을 밟는다.

그래도 나름 최 번화가일 텐데

사람이 너무 없는 거 아냐?

 

조용함과 고즈넉함에 다시 한번 반한다.

 

좀 더 이쁘게 찍어보고 싶었는데, 카메라의 한계다

주차장에 자판기가 덩그러니 놓여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기자기해서

얼른 삼각대를 펼쳤다.

 

몇몇 사람들이

저걸 왜 찍는 걸까 하는 표정으로

한 번씩 호기심의 눈길을 보낸다.


남쪽으로 죽 달려

다시 해자 내부로 들어간다.

목적지는 사가 현청.

 

사가 현청이 그나마 근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료로.

 

역시 이곳도 사람이 별로 없다.

아니, 진짜 야경 명소 맞아?

 

흠...

출입구를 찾는데만 한참 걸린다.

사람이 많지 않은 탓.

 

우여곡절 끝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층으로 올라간다.

 

사실 아담한 소도시인걸 알기에,

또한 사가의 매력은

야경에 있지 않단 걸 알기에

파리, 빈 혹은 부다페스트 같은

황홀한 야경을 바라진 않았다.

 

다행히 별 기대 없이 와서

실망도 안 했다.

 

그냥 공짜로 한 번쯤 볼 만한 수준이다.

 

360도로 창문이 나있다.

한 바퀴 쭉 돌며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빛 쇼?를 한다.

마치 물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효과를 주는

(별로 성공적이진 않지만)

푸른 조명과 약간의 애니메이션들을

창문에 쏜다.

효과음도 나름 나오는데

그냥 그저 그렇다.

 

보라는 빛 쇼는 안보고

그래도 관광객이 별로 없어

여유롭게 힐링하고 왔다.

파리의 야경 명소인

개선문 위나 라파예트 갤러리 위,

샤이요 궁을 생각하면

그 많은 인파에 상상만으로 깔려 죽을 것 같다.

 

한국인도 한두 분 보였다.

다들 어디에 묵고 계신 거지?


숙소로 돌아왔다.

다시 음주 시간이다.

 

그간 마시다 보니

술의 종류가 생각보다 엄청 많다는 것과

그 하나하나의 도수가

낮은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류별로 다 마시겠다는

나의 패기로운 목표는

아마 실패하지 않을까 싶다.

 

9:47pm 
쥰텐장, 오늘의 사케 첫 잔. 

어제 세 번째로 마셨던 사케와 맛이 비슷하다. 

달다. 

일본 사케가 대체로 이렇게 달단다. 

이제 소주 마셔야겠다. 

 

소주 마시고 고냥 가버렸다

10:37pm 
두 번째 잔, 소주 마카에. 

이건 정말 독하다.

향만 맡아도, 아! 이건 세다 하는 향.

 

혼자 홀짝홀짝 마시는 도중

한 한국 여성분이 들어오신다.

차림새를 보니

이제 막 도착하진 모양.

 

같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나를 보시더니

굉장히 반가워하신다.

짐을 풀고 내려오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거의 나흘 만에야 한국어로 대화를 한다.

이렇게 반가울 수 없다.

아쉽게도 술은 하지 않으신단다.

내일을 기약하곤

피곤하다며 먼저 올라가신다.

 

해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유럽의 유명 도시들이야

워낙 한국분들이 많으니 덤덤하지만

인도에 갔을 땐

한국사람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한국인만 보이면

서로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 시간 넘게 마카에 잔을 끝내지 못했다.

12시쯔음 마감한다길래

남은 술은 어찌할지 물어봤더니

2층 홀에 올라가

혼자 조용히 마시는 건 상관없단다.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행여 소리라도 낼까

조심스래 올라간다.

 

칠판을 쳐다본다.

주희식이라는 분의 자녀분께서

부모님의 환갑을 기념해 같이 여행 왔다 갔었나보다...

같은 의식의 흐름을 느끼며

취한 채로 계속해서 홀짝홀짝.

 

지금까지 봤을 땐 몰랐었는데

말 그대로 대부분이 한글이다.

 

한국인들은 어디엔가 자신의 표식을 남기는 걸 좋아하는 걸까?

해외 관광지에 표식을 남겨

국제적인 민폐를 끼치곤 하지 않는가.

이 칠판만 봐도 알 수 있다.

분명 일본인 관광객이 훨씬 많을 텐데

한글만 보이는 이유가 문득 궁금해진다.

 

오늘은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다.

이렇게 관광지 섭렵하는 날도 있어야지.

뿌듯함을 느끼며

다섯째 날 끝.

 

 

 

일본 사가 여행 여섯째 날 -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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