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순서
1. 쉐도잉을 결심한 이유
2. 쉐도잉의 장점
3. 이용하는 컨텐츠
4. 공부 방법
0. 주저리
한국에서 제2외국어를 독학한다는 건 끊임없는 불안함과 싸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 방법이 맞는 걸까 등등의 불안이다. 심지어 일본어나 중국어, 최근 들어선 스페인어를 제외하면 공부할 컨텐츠도 많지가 않다.
유학을 가거나 국내에 그 언어를 사용하는 친구를 만들거나, 혹은 과외를 받지 않는 이상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그나마 국내파 독학러들을 위한 최적의 공부 방법이 쉐도잉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영어 쉐도잉은 크게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어려서부터 영어의 노출이 잦아 이미 영어의 발음이나 표현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영어 왕초보가 아니라면 굳이 쉐도잉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론 효과는 있겠지만 투자 시간 대비 효율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어나 기타 제2외국어는 애초에 익숙하지조차 않기에 일단 익숙해져야 한다. 언어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은 내가 소개할 쉐도잉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난이도가 꽤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 왕초보가 프랑스어에 익숙해지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 내가 적은 글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2020/01/13 - [언어/정보] - 듀오링고 Duolingo 프랑스어 150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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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자체에 익숙해지는데는 성공했는데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언어를 받아들이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겐 쉐도잉이 제격인 것 같다.
1. 쉐도잉을 결심한 이유
간단하다. 핌슬러로만 공부하다 보니 듣기 부분에 한계를 느꼈다.
핌슬러든 지금 현재 공부하고 있는 아씨밀이든 일단 원어민들이 실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속도로 말하지 않는다. (이건 당연하다. 처음부터 네이티브 스피드로 말해버리면 우리는 알아듣기는커녕 제대로 된 학습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아무리 공부를 한다고 한들 듣기 실력은 더 이상 늘지 않는 것 같았다.
내 목표는 델프 응시를 넘어 결국 원어민과의 자유로운 대화이기 때문에 더 잘 듣고 싶었고 그래서 라디오 혹은 팟캐스트 듣기, 뉴스 보기 등 여러 방법을 두고 저울질하다가 그중 쉐도잉을 선택했다.
2. 쉐도잉의 장점
- 듣기 실력이 좋아진다
너무 당연하다. 내가 말하는 듣기 실력의 향상이란 실제 원어민들이 말을 하는 속도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이점은 내가 지금까지 이용했거나 아직도 이용하고 있는 듀오링고, 듀오링고 팟캐스트, 핌슬러, 아씨밀 등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 표현이 풍부해진다
정말 중요한 장점들 중 하나이다. 실제 원어민이 활용하는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일단 아 이게 무슨 뜻이지? 생각이 들어 검색해보면 숙어idiom인 것들이 정말 많다. 그 하나하나를 앙키로 돌려서 암기하면 아는 표현들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상승한다. 물론 암기에 그만큼의 시간 투자를 한다는 전제 하에다.
게다가 전에 외웠거나 배웠던 비슷한 표현이 나오면 그 개념이 쌓이고 쌓여 더 완벽해지는 장점도 있다.
- 말하기도 자연스레 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은 한다만 이건 뭐 실제로 대화를 해볼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다지 체감은 할 수 없다. 그냥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거다.
3. 이용하는 컨텐츠
유튜버 아뮤즈님의 쉐도잉 영상을 이용한다. 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그런 깔끔한 프랑스어 학습 영상들을 제작하신다.
아래 영상이 내가 제일 처음 본 영상이다.
어떻게 찾았냐면 그냥 유튜브에 '프랑스어 쉐도잉' 검색하니 젤 위에 나오는 영상이 이 영상이었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이 너무나 깔끔하다.
심지어 영상들의 스크립트도 보내주신다!!!
영상의 댓글에 스크립트 보내달라고 요청드리면 바로 보내주신다. 프랑스어 국내파 독학러들에겐 정말 꿀같은 채널이 아닐 수 없다...
불-한 스크립트, 프랑스어 스크립트 이렇게 두 종류를 보내주신다.
참고로 에바그린 영상부터 스크립트를 제작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위 마리옹 꼬띠아르 영상은 스크립트가 없다.
4. 공부 방법
학습 방법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몇 달간 공부하며 느낀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방법을 소개한다.
일단 공부엔 왕도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하긴 나같이 국내에서 독학으로 프랑스어를 꾸역꾸역 공부하며 어느덧 쉐도잉을 시작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신 분이라면 이 정도 진리는 이미 깨달으셨으리라 믿는다. 꾸준함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이다.
1. 일단 무작정 들어본다.
나 같은 경우 하루 학습 양을 1분으로 정해놓고 1분씩 끊어서 들었다.
너무 빨라서 하나도 못 알아들어먹을 정도면 0.75배속으로 들었다.
2. 스크립트를 한번 쭉 읽어본다.
모르는 게 있더라도 찾아보지 않고 일단 읽기만 한다.
3. 그리고 다시 듣는다.
스크립트를 한번 읽었기 때문에 처음보단 좀 더 들릴 거다.
4. 스크립트를 분석한다.
앞서 말했듯 하루에 1분씩 분석한다. 이것도 제대로 한 문장 한문장 하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나는 프린트를 해서 펜으로 적으며 공부했지만 아이패드가 있으면 훨씬 편할 것 같았다.
모르는 단어, 표현 혹은 문법이 있으면 검색해서 하나하나 다 짚고 넘어간다. 나 같은 경우 스크립트에 일일이 밑줄 치며 필기를 했다.
복학하기 전에 아이패드를 진짜 사긴 사야겠다... 강의록의 양이 많아지면 그걸 프린트로 관리하기도 어렵더라.
마리옹 꼬띠아르 영상은 스크립트가 없어서 내가 일일이 받아 적었다.
근데 이렇게 하나하나 적는 것도 은근 공부가 된다. 물론 너무 오래 걸려서 그리 효율이 좋진 않았다. 선택 사항이다.
5. 문장을 하나하나씩 다시 듣는다.
문장을 하나하나씩 들으면서 스크립트를 안 보고도 그 문장 들릴 때까지 입으로 따라 하면서 반복한다.
6. 동시에 앙키에 문장을 하나씩 등록한다.
앙키는 어떤 컨텐츠로 공부하든 그냥 필수다. 앙키 글 보기
7. 영상 계속 반복해서 듣기/따라하기
위 방법으로 하루에 1분씩 분석해서 그 영상 하나를 다 끝냈으면 이제 복습하며 문장을 따라한다.
쉐도잉을 해도 좋겠지만 나는 한 문장을 듣고 멈춘 뒤 따라 말했다. 듣기 학습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8. 다 들린다면 1.25배속으로 계속 듣기/ 따라하기
이건 선택사항이다. 모든 문장이 문제없이 들린다면 1.25배속으로 똑같은 것을 반복한다.
계속 말하지만 내 목표는 듣기 실력의 향상이기 때문에 이는 실제 대화에 사용되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함이다.
9. 이제 이 영상은 정복했다 싶을 때 다음 영상으로 넘어간다.
10. 앙키는 계속해서 무한반복한다.
앙키의 중요성은 정말 백번 말해도 모자라다.
아래는 참고로 내가 학습을 완료한 영상들이다.
1. 마리옹 꼬띠아르 영상 링크
- 고른 이유 : 말을 가장 느리게 해서 첫 쉐도잉 대상으로 골랐다.
마리옹 꼬띠아르 영상은 스크립트가 없어서 위에 언급했듯 일일이 다 받아 적으며 공부했다.
2. 라파엘 페르소나즈 영상 링크
- 고른 이유 : 아뮤즈님이 영상 소개에 발음 좋다고 하길래.
실제로 들어보면 굉장히 또박또박 말하신다.
3. 레아 세이두 영상 링크
- 고른 이유 : 레아 세이두 좋아해서(미드나잇 인 파리 보고 빠졌다).
참고로 이것도 스크립트가 없다.
쉐도잉 이거 정말 꾸준히 한다면 더할나위없이 효과적인 학습법이다.
아무튼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다가 제주도로 떠났다... 이제 복습부터 다시 시작한다. 아니 해야된다. 나도 글 쓰면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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