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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7년 인도

인도 여행기 DAY10 (2) - 빠하르간즈, 코넛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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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10 (2)

2017년 1월 28일 토, 오후 2시

 


빠하르간즈는 뉴델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상업 거리다.

여행자들 사이에선 '여행자의 거리'라고 불린다.

 

역전시장정도로 생각하면 될듯.

 

인도 여행의 첫 관문이라고들 한단다.

델리 역 바로 앞이라 아무래도 접근이 쉬워서 처음으로 들르는 곳인데, 첫 시작으로 삼을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기 때문.

 

2년전 인도에 왔을 때 여기 빠하르간즈 구경을 못한게 아쉬웠다.

비록 오늘도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긴 하지만 대충 간이라도 봐봐야지.

매운맛인지 단맛인지는 찍어먹어보기 전까진 절대 알 수 없다.

 

아래 사진이 되게 온건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고 더럽고 붐비고 매캐하다.

차선 구분도 안되어있는 도로에 사람 릭샤 자동차 오토릭샤가 한데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니 애초에 깔끔할 수가 없는 곳인 것 같다.

 

난 빠하르간즈에서 곧바로 한국인 식당인 '쉼터'로 직행했다. 

인도에서 보니 정말 반가운 한글 표지판...

 

아마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선 유명한 가게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김치찌개 주문. 

인도에서 먹은 김치찌개란 정말.. 

시큼 매콤한 맛에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정신 없이 먹어치웠다.

밥 2공기까지 순삭해버렸다. 

 

혹자는 왜 굳이 인도까지 가서 한식을 먹냐 물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여행의 일부가 아닐까 싶다.

내 맘대로 하는게 여행이니까.

 

한국인들은 한식 없이는 못살 것 같다.

김치를 필두로 한 특유의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이 많아서 그런가, 해외 여행을 하면 자꾸 한식을 찾게 된다.

프랑스인이 인도에 여행 와서 크라페나 크로와상을 찾을 것 같진 않다.

궁금하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마저 korea123 이다.. ㅠㅠ

인도의 심장부에서 국뽕 제대로 충전해간다.

 

계속 구석에 앉아서 맥북 두들기고 계시는 어떤 야성미 넘치는 한국인 분.

계속 눈이 간다.

사장님인가 긴가민가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거 같아서 한국인이냐고 물어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영" 

"어~ 고맙다. 너도 많이 받아라~" 

생긴 거만큼이나 터프하신 말투. 

초면에 웬 반말인가 싶을 수 있지만 '인도'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인도 한복판에서 긴 세월을 보내셨을 사장님과 저번 여행 합쳐서 인도 여행 이제 약 5주차 손님인 우리의 관계(?)를 고려해 이번만은 넘어가기로(?) 한다.

 

아무튼 한국인 반갑다 무조건 반갑다ㅠㅠ

 

 

한국인 식당인데 어째 인도인이 더 많다.

아니, 한국인은 나밖에 없다.

현지인들 라면, 제육볶음 등 다양하게 먹고있다. ㅋㅋㅋ 

재미있다. 인도에서 한국인이 하는 한식집에 인도인이 한국인보다 더 많은 상황.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논 탓인지 단골도 많나 보다.

다들 사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다 먹고 배불러 기분도 좋으니 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계산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너무 행복했다고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목적지는 없다. 빠하르간즈 어딘가?

 

이정도면 내 기준 아기자기

엄청나게 복잡하고 바쁜 빠하르간즈 거리를 나 혼자만 한적하게 걸었다. 

 

인도 여행은 확실히 여유가 필요하다. 

'엄청나게 복잡하고 바쁜' 것 같아도, 그게 겉보기에만 그렇지 실속이 없다.

뭐든지 처리가 느리다.

 

뭐든 빨리빨리, 빠르게만 하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갈 공산이 정말 크다.

인도인들은 기다리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거 같다.

언제나 느긋하다. 

그건 우리와 문화의 차이지만, 정말 부러운 문화다.

 

빠하르간즈 풍경
신성한 소님이 더 신성한 소님들께 먹일 비료 끌고 가는 중

조곤조곤 걸으며 여행책에 나온 가게들을 하나씩 찾아봤다. 

뭐 들어갈 건 아니지만 심심하니까.

 

마단카페. 

책에 소개된 대로 서양인들로 가득 차있다. 

 

마단 카페

라시 가게도 갔다. 

바나나 라시 존맛이다. 진짜 개맛있다. 

 

빠하르간즈든 일반 음식점이든 인도에서 어디선가 라시를 마시게 된다면, 꼭 과일 라시를 먹자.

설탕이 안 들어간 기본 라시는 별로 맛이 없다. 짙은 비린 맛을 경검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라시 가게랑 바나나 라시

정말 어딜 거나 북적북적. 

이 사람들 다 여기서 뭐 하는 걸까?

 

시간도 많이 남아서 난 코넛플레이스나 가보기로 하고 릭샤를 흥정해 탄다.

 

걸어서 가도 넉넉잡아 30분이면 가는 거리다.

그래도 릭샤 타는 맛이 또 있어서 릭샤로 결정했다.

너무 먼 거리는 릭샤 타기가 좀 그렇다.

짧은 거리도 릭샤꾼들에게 죄송한데, 먼 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릭샤꾼

이제 릭샤 가격 흥정의 달인이라 자부한다. 

난 외국인이니 일단 두세배 이상의 가격을 부른다고 생각하고 부르는 가격의 절반 쫌 안 되는 가격을 제시한다. 

그럼 처음의 절반 가격을 제시하는데, 그러면 타면 되고 그보다 높게 부르면 코웃음 치면서 가는 시늉 하면 알아서 더 깎아준다.

 

예를 들어 빠하르간즈에서 코넛 플레이스 가는 가격을 물어봤더니 30루삐라고 대답한다면, 정가는 10루삐 선일 가능성이 높다.

실례로, 저번 인도 왔을때 일행이 기념품 샵에서 원가의 1/40 가격으로 조각 기념품을 산 적이 있다.

 

일단 깎고, 항상 10루삐씩 팁으로 더 준다. 

정말 고맙고 행복하지 않을까? 아닌가...

 

아무리 짧은 거리라고 해도, 가격이 10루삐, 한국돈으로 200원, 인건 너무한 거 아닌가?

밥은 먹고 다니냐...?

 

이너서클로 진입하는 길목.

빠하르간즈에서완 다르게 사람들이 귀티를 풍귄다.

 

코넛 플레이스는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바깥 원이 코넛 서클(혹은 서커스), 중간 원이 미들 서클, 가장 안쪽 공원을 둘러싼 원이 이너 서클이다.

뭔가 쇼핑할 만한 것들은 대부분 이너 서클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너 서클 가는 중

딱 2년 만에 코넛플레이스에 컴백했다.

 

정말 번화가다. 

걷고 있으면 인도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심라가 여기에 비등할 거 같다고 서술했었는데, 

다시 와보니 정말 큰 착각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클라스 자체가 다르다. 

 

코넛 플레이스는 건물 모양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영국 식민지의 잔재이다.

영국이 계획해 만든 구역이 현재 인도 최고의 쇼핑가라니.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한국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그리고 인도는 과거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나라임을 새삼 느낀다.

 

걷다 보면 아려하쎄어~ 어리가쎄어? 

하며 말을 거는 인도인이 서너 명 있다. 

삐끼다. 

그냥 시크하게 웃어주고 지나치면 그만이다.

코넛 플레이스 삐끼는 이웃사촌 뉴델리 역 삐끼보다 온순해서 좋다.

삐끼마저 빈부격차가 나버리는 걸까.

 

한국인 한 가족 만났다. 

서로 반갑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 나눴다.

 

그냥 이것 저것 생각하며 이너서클 두 바퀴 돌았다. 

별로 한건 없다.

 

이너 서클 풍경
퓨마 앞에서 한겨울밤의 꿈 꾸고 계신 개님들

시간이 너무 많이 남길래 시간도 때우고 부자 여유도 즐길 겸 해서 카페로 가서 음료 하나 마셨다.

 

여행책에도 소개된 웬저스 빵집. 

사람 정~말 바글거린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오늘 저녁 겸 내일 아침으로 먹을 우유식빵 하나 사 왔다.

맛있으니까 사람이 많은 거겠지? 기대해본다. 

 

웬저스, 바글거리는 사람들. 빵집 향기는 언제 맡아도 좋다

저번에 왔을 때 유일하게 쇼핑한 리바이스. 

그냥 반가워서 들어갔다가 금방 나왔다.

그때 여기서 산 그 셔츠, 한 번도 안 입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2년전 추억 팔이 야무지게 마친 뒤,

조금 일찍인 7시에 뉴델리역으로 돌아왔다. 

서두를 건 없지만, 미리미리 가서 나쁠 건 없으니까.

 

다시, 뉴델리 역

플랫폼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 20분 일찍 한 기차가 도착했는데, 

그 기차가 알고 보니 내 기차였다. 

출발 5분 전에 겨우 알아채서 탔다.

 

 

뉴델리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라나시로 간다.

 

기차 탑승.

SL칸. 밖에서 창문으로 보는데, 거기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타보니 정말 좁다. 

내가 생각한 거보다 더 좁다. 

그 좁은 곳에 인도인들이 바글바글하게 앉아있다. 

그래도 기대가 된다. 

여기서 자면 어떨까? 

 

애초애 '객실'이라는 개념이 없지만, 객실을 침대 8개가 있는 '한 칸'으로 본다면, 우리 객실에 나 포함해서 9명의 사람이 앉아있다.

분명 침대는 8개인데 말이다. 

한 명이 친구를 보러 잠깐 들른 것도 아니라 아예 생판 남남들끼리 대면대면 앉아있다.

여덟 자리에 아홉 명이.

뭐지...? 

 

핸드폰은 무서워서 못 꺼내겠다. 

밤에 잘 때 훔쳐갈까 봐.

 

실제로 열차는 도난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라고 하니 조심해 나쁠 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인도인을 잠정적 도둑으로 취급해서도 안된다.

 

무서워서 몰래 찍은 사진

난 M석이라 내 침대는 낮에는 아래로 내려져서 등받이로 쓰인다. L석이 엉덩이 닫는 부분이고. 

정말 신기하다. 

 

인도 기차의 이해. 침대678은 침대123 맞은편이 있다. 다음날 아침 찍은 사진.

앞 석 사람이 등받이를 침대로 만들어서, 나도 그 타이밍에 따라서 만들었다. 

그리고 가서 누웠다. 

제대로 앉을 수도 없을 정도로 매우 좁다.(...) 

누워서 몰래 폰을 꺼내 사진 찰칵. 

그리고 자려고 눈을 붙였는데... 생각보다 춥다. 

아래 침대 사람이 담요 덮길래 하나 빌려 달라고 하니 흔쾌히 빌려준다. 

꼬질꼬질해서 찝찝하긴 해도, 노 초이스. 

인도 기차에서의 첫날밤이다.

이제 자야지.

 

 

 

28일의 가계부-

오토릭샤 20 

짜이 10 

칩 20 

기차표 840 

점심 270 

라시 35 

빵 50 

카페 154 

기부 20 

릭샤 50 

 

총 1469루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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