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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정보

아씨밀Assimil로 프랑스어 독학 2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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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순서

1. 아씨밀 소개

2. 아씨밀 책의 구성

3. 나의 공부 방법

4. 장단점

5. 마치며

 

2020/07/16 - [언어/정보] - 아씨밀 Assimil - 프랑스어 독학 책

2020/11/26 - [언어/정보] - 20년 11월 현재 프랑스어 독학 학습 현황과 향후 계획


핌슬러가 끝나고 아씨밀 책을 산지는 벌써 반년이 되어가지만  제대로 공부한 시간의 합은 이제야 두 달이 되었다. 아씨밀은 70과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에 한 과씩 하는 것을 권장하니 사실 두 달이면 책을 거의 다 끝냈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난 아직 21과까지밖에 못 했다. 중간에 약 세 달의 공백기가 있었고, 복귀 이후 전에 공부했던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엔 하루에 한 과씩이 아닌 이틀에 한 과씩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진행 속도가 훨씬 더 더디다.

 

1. 아씨밀 소개

아씨밀Assimil은 Alphonse Chérel라는 프랑스 사람이 1929도에 만든 언어 학습 책이다. 그때는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프랑스인을 위해서 영어 학습 책만 만들었지만 지금은 한국어를 포함해 정말 많은 언어를 제공하고 있다.

 

아씨밀에 따르면 아이가 그들의 모국어를 공부하는 것처럼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한다. (솔직히 이건 그다지 공감할 수 없다. 오히려 핌슬러가 모국어 체득 과정에 휠씬 가깝다.) 아무튼 듣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둔 학습 코스이다.

 

참고로 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학습 플랫폼인 만큼 정말 다양한 언어를 지원한다. 아쉽게도 기본 언어가 한글로 된 코스는 없다. 그러니까, 소스 언어(기본적으로 책이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를 선택해야 한다. 

 

영어 사용자가 학습할 수 있는 언어는 아래와 같다.

언어 With Ease (기초) Learn (초중급/A2) Using (중상급)
아랍어    
중국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내가 산 책
독일어    
히브리어    
헝가리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브라질 포루투갈어    
러시아어    
쿠바 스페인어      
스페인어  
이디시어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언어들을 볼드체 처리해놨다. 다만 일본어와 중국어와 같은 경우 이미 우리나라에도 정말 다양하고 훌륭한 플랫폼들이 많기때문에 굳이 아씨밀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긴 하다.

2. 아씨밀 책 구성

책 소개 이전에, 아씨밀은 오디오 파일도 제공한다는 걸 짚고 넘어가야겠다. 각 1)본문과 4)연습1 의 오디오 파일을 통해 듣기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아씨밀의 책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본문

원어 본문이다. 

1~70과까지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다. 각 과마다 상이한 내용이다. 그래서 장단점이 명확한데, 장점은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좀 중구난방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읽다 보면 꽤나 재미가 있다. 그냥 딱딱한 텍스트가 아니고 보통 대화 형식이며 프랑스식 유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그런 표현들이 나의 표현력을 늘려주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반면, 실생활에 전혀 쓰일 것 같지 않은 그러한 내용들도 있긴 하다. 난 그런 것들이라도 그냥 일단 외우고 본다. '언젠간 도움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2) 본문 해석

원어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본문은 각 왼쪽 페이지에, 해석은 각 오른쪽 페이지에 실려있다.

영어 화자를 위해 만든 책이다보니 영어를 한글로 다시 해석해야 하는, 해석을 해석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본문과 해석을 다른 페이지에 분리시켜놓아 공부할 때 편하다.

 

3) 노트

아씨밀의 핵심이다.

간단히 말해 본문에 대한 설명이다. 보통 언어 책은 문법 설명이 대부분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씨밀은 1.프랑스어만의 특이한 점 2.영어와의 직접적 차이점 3.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 4.표현이 나오게 된 문화적 맥락 5. 문법 표현 등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들이 빼곡히 수록되어있다. 

예를 들어 이런 설명도 있었다. 영어 대답 OK!의 유래에 대한 여러 가설들 중 하나가 프랑스어 aux quais!(발음:오께! on the docks! 부두에서 만나!)라는 것이었다. 미국 독립 전쟁 때 영국과 맞서 싸우는 미국을 프랑스가 지원해주었는데 이때 항구에서 프랑스 선원들과 미국 여성들이 만나기로 약속하며 한 말이 바로 aux quais! 였다고 한다. 이런 자잘 자잘한 것들이 꽤나 재미있다.

역시 모든 건 영어로 설명되어있기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중 번역을 해야 할 경우가 꽤나 잦다.

 

4) Exercises 1 : 해석

각 과마다 배운 표현들을 이용한 다양한 문장이 5개씩 수록되어 있다.

오디오 파일도 제공한다.

 

5) Exercise 2 : 빈칸 채우기 fill the blanks

각 과마다 배운 표현들을 응용한 빈칸 채우기 문장이 5개씩 수록되어 있다. 

이 문장들은 오디오 파일이 없다.

 

6) 복습과 (reviewing and notes)

매 7과마다 한 과씩 복습과 껴있다. 7, 14, 21...이런 식이다.

복습과는 본문, 해석 이런게 전혀 없고 모두 노트들이다.

이전 여섯 과에서 배운 내용들에 대한 약간의 심화 문법들과, 조금 더 깊은 내용의 설명을 제공한다.

 

3. 나의 공부 방법

다음은 내가 공부하고 있는 방식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공부 방식에 정답은 없다. 일단 각자 공부해보며 본인에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채택한 방법은 쉐도잉 공부법과 거의 흡사하다.

2020/12/06 - [언어/정보] - 쉐도잉으로 프랑스어 듣기 말하기 독학

 

1) 일단 들으며 문장 따라해보기 (의미를 몰라도 일단 무작정)

2) 글 읽기

3) 다시 듣기

4) 해석 보고 다시 읽기

5) 들으며 문장 하나씩 분석하기, 노트 꼼꼼히 읽기

6) 앙키에 문장 선별해 등록 (아래 글 2개 참고)

난 앙키를 맹신하기 때문에 앙키를 사용하는 것이지 이건 절대 필수적인 게 아니다.

그냥 복습으로 대체해도 된다. 그날 학습한 과의 이전 3과를 복습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아무튼 앙키는 필수가 아니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복습은 필수다. 까먹는다 안하면. 

2020/04/13 - [언어/정보] - 암기 어플 앙키 Anki 외국어 단어 암기에 활용

2020/04/15 - [언어/정보] - 핌슬러 프랑스어 레벨4 후기 Pimsleur French IV (feat. 앙키Anki)

 

내 목표는 아씨밀의 모든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다. 공부는 무식하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또한 2021년까지 2회독을 하려 한다. 아마 22년부턴 프랑스어 말고 다른 언어를 공부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거야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4. 지금까지 공부하며 느낀 장단점

장점

1. 실제 원어민의 오디오 녹음

  : 심지어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다. 한 대여섯 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각자 발음과 억양이 조금씩 달라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래도 한 명 목소리만 듣는 것보단 낫겠지? 토플에 영국 영어, 호주 영어 발음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2. 문장별로 끊어져있는 녹음

 : 한 과의 모든 문장들이 들어있는 약 2분 30초짜리 통 오디오 파일을 제공하는 동시에, 각각의 문장이 녹음된 약 5초짜리 오디오 파일들도 제공한다. 이게 복습하기에 굉장히 편리하다. 앙키에 오디오 파일을 등록해 복습할 수도 있다.

3. 책으로 되어있어서 진행 상태가 직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된다.

4. 개인적으로 나는 '아날로그 공부파'라 책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인 것 같다.

5. 재미있다.

 : 상황들과 대화들이 꽤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다. 그래서 질리지가 않는다.

6. 알찬 구성

 : 책의 구성이 아주 야무지다. 군더더기 없는 실용적인 디자인과 필요한 것들로만 꽉꽉 채워진 내용. 다만 디자인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우리나라의 책들과는 달리 화려하게 꾸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점

1. 앞서 말했듯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이중 번역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 그래도 나는 영어도 같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해내고 있다. 실제로 영어 공부에도 꽤나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속담과 관용구들을 알려주는 과가 있는데 문제는 나는 그것들의 영어 해석(영어 속담과 관용구들)조차 모르니 일단 영어 속담부터 외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일석이조.

2. 각 과의 주제가 중구난방이다.

 : 도대체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한 과에도 여러 가지 대화들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게 다른 대화였다는 걸 혹은 같은 대화였다는 걸 깨닫기조차 어렵게 책과 오디오 파일을 만들어놨다.(맥락 속 학습하는 핌슬러와 대비되는 점이다)

3. 실생활에 사용될 것 같지 않은 표현들 (이 또한 실생활 위주 Core Voca 위주의 핌슬러와 대비되는 점)

 : 모든 표현들이 실생활에 사용활 것 같지 않다는 게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택시를 타는 상황은 우리가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집에 도둑이 들어 경찰에 신고하는 내용은 겪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4. (이건 솔직히 체감은 못하겠지만) 아무래도 출시된 지 오래된 책이다 보니 약간은 구식의outdated 표현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일정한 주기로 리뉴얼되는 핌슬러와 대비되는 점)

 : 한가지, 돈 단위가 유로가 아니라 프랑으로 나온다.

5. 재미없다.

 : 책으로 공부하는 걸 즐기지 않는 사람에겐 지루한 여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마치며

핌슬러를 끝내고 아씨밀을 고르기까지 Glossika, Lingvist, LingQ, LingoDeer 등 여러 가지 언어 학습 플랫폼들을 체험해봤다. 내가 느낀 점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항상 모든 글에 적는 내용이지만 어떠한 플랫폼을 이용하든 꾸준히만 한다면 효과가 없을 수 없다. 그러니 고민 끝에 선택하되, 일단 선택을 하였으면 무엇을 선택했든 의심하지 말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길 바란다. 꾸준함은 언제나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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