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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7년 인도

인도 여행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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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기 DAY 15~16 - 델리,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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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therm.tistory.com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 정말 '더럽게 깨끗'하다. 당장이라도 볼을 공항 바닥에 부비며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인도 숙소보다 인천공항 바닥이 훨씬 청결해 보인다.

 

기내식은 역시 언제 먹어도 맛있다. 왜일까?

한국이 최고다.

아니 고향이 최고다.

아니, 집이 최고다.

괜히 sweet home이라고 하는 게 아님은 자명하다.

집은 그냥 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좋다.

여행 때마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다름 아닌 집의 소중함일테다.

어딘가 돌아가 편히 잠들 곳이 있기에 여행도 더욱 맘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총 결산 -

 

1일차 1,350

2일차 850 

3일차 610

4일차 0

5일차 480 

6일차 800 

7일차 1,257 

8일차 2,391 

9일차 335 

10일차 1,469

11일차 430 

12일차 736

13일차 765

14일차 2,853 

15일차 1,430

 

총 15,757루삐 = 한화 약 30만원


인도 여행기 끝


지금까지의 여행기는 내가 2017년 1월 인도 여행을 하며 나름대로 일기라고 써놓은 글을 그대로(아주 약간씩 다듬긴 했지만 사실상 거의 그대로) 가져온 글이다. 수정이 된 부분이라면 몇몇 여행지 정보에 관한 부분이나 맞춤법들 뿐이다. 일단 사진을 첨부하고 글을 옮겨오는데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다만 앞으로 글을 다시 한 번씩 훑으며 읽기에 더 수월하도록 다듬을 생각이다.

 

지금 읽어보면 오글거리는 부분들도 많고 이게 뭐지 싶은 내용들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수정을 거의 거치지 않고 옮겨온 이유가 있다. 그때의 기억과 감정을 생생하게 기록해놓고 싶었다.


수능이 끝나고 성인이 되던 2017년, 1월 19일에 인도로 떠났다가 2월 4일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5년 1월에 가고 꼭 2년 만에 다시 간 인도였다.

여행기에도 한두 번 쓴 것 같지만 그땐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티벳 노스님 네 분과 같이 여행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당신들의 나이대는 평균 일흔 정도였고, 평생 동안 산골자기에서 수행만 하셨기에 '여행'이란 걸 처음 해보는 분들이셨다. 피부는 새까맣고 등은 굽었으며 온몸엔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짜리가 느끼기에도 그분들의 눈만큼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깨끗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그분들에게 느낀 강렬함과 순수함은 아직까지도 가슴속에 담고 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건 정말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티벳 스님 네 분과 한 달간의 인도 여행. 누가 경험해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네 분 중 두 분은 이미 세상을 등지셨다. 거의 1달 가까이 같이 다니며 거리낌 없이 나를 친구처럼 대해주셨다. 정말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가진 분들이셨다. 헤어지며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드렸다. 그러면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다.

 

처음으로 바다를 본 스님들

그땐 어른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어린 나이에 혼자 인도로 간 것도 대단한데 할아버지(물론 평범한 할아버지들은 아니셨지만) 네 분과 아무 불평 없이 다닌 게 기특하다고.

그땐 도대체 내가 뭐가 대단한 건지 몰랐었는데 6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어른들이 그토록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나도 이런 내가 신기하다.

 

2015년 1월 14일 인도 포르반다르 바닷가에서

2년 뒤 그리고 5년 뒤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랑 한 약속이었다.

당시 나름대로 한 계산으로 2년 뒤인 2017년에 수능이 끝날 것이고 5년 뒤인 2020년엔 전역을 할 것 같으니 그렇게 정한 것 같다. 신기하게도 그 예측은 어찌어찌 맞아떨어졌고 2017년엔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5년 뒤' 약속도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다. 1년 전인 2019년 12월까지만 해도. 항공권도 사놨다. 올해엔 라닥에 꼭 가고 싶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하는 거라고, 그렇게 힘들다는 길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뭐 굳이 아련해지진 않으련다. 인생은 길고 시간은 많으니까 언제든 다시 가면 된다.

 

괜히 추억 돋게하는 내가 신고다니던 크록스 자국들

뭐 그래도 코로나 덕분에 집콕생활 하며 내가 이렇게나 틀에 박힌 생활과 잘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느닷없이 간 제주도에서도 나름의 재미와 행복을 찾는 데 성공했다.

 

흐릿한 바라나시, 내 마음 속에선 영원히 뚜렷할 거다.

만약 18살이나 20살이 아니라 24살에 처음 인도에 갔더라면 어땠을까? 무언가 다른 걸 느꼈을까? 생각해보면 뭐 딱히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그땐 때 묻지 않은(나쁘게 말하면 뭣도 모르는)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기에 더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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