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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記 :: 17년 인도

인도 여행기 DAY9 - 하리드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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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9

2017년 1월 27일 금

 


 

어제에 대한 보상으로 오늘은 여유롭게 쉬는 날이다.

오늘 하리드와르에서 1박을 더 한 뒤 내일 바라나시로 이동한다.

 

쉬자, 가치가 있다.

 

 

뒹굴거리다 배도 고프고 기차 역도 확인할 겸 간단히 짐을 챙긴 뒤 외출을 시도한다.

 

숙소 앞 골목. 맑은 하늘이 반가워서!

날씨가 맑다! 파란 하늘을 보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인지 잊고 있었다.

 

간만에 좋은 날씨. 내 마음도 맑아진다.

적당히 북적이는 사람들 덕에 활기찬 기운도 솟구친다.

 

거리 이곳저곳 둘러보며 식당을 찾던 중, 뒤에서 어떤 인도인이 말을 건다.

자기도 여행자란다. 뭄베이에서 왔단다.

통성명했다. Mr.솔리엠.

점심 같이 먹기로 하고 나를 이끌고 한 식당에 들어간다.

 

인도인들에겐 정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어떤 인도인이든 나에게 큰 호의를 보이면 바로 의심이 가기 마련이다.

이건 단지 인도에서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심지어 한국에서조차 누군가 갑작스러운 호의를 베푼다면 한 번쯤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곳은 '인도'이니.

정말 미안하지만 솔리엠의 의도가 어떻든 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일단 행동과 말 모든 걸 기억하고, 할 수 있는 의심이란 의심은 최대한 하면서 식사를 한다.

수학 물리 전공했고, 회계사란다.

시답잖은 대화들.

 

그러다 어쩌다가 환전 이야기가 나온다.

66루삐에 환전했다 하니 깜짝 놀란다.

자기는 79루삐에 했단다.

내가 흥미를 보이자 신나서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에 같이 가서 해달라고 한 다음 나중에 내빼기로 마음먹고, 같이 가서 해달라고 하니,

"오프 콜스! 우리 둘 다 여행자잖아! 좋은 건 나눠야지! 오프 콜스!!"

착한 사람인 거 같으나, 의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점심을 먹다 밖에서 북 치고 소리 지르는 게 들려서 나와봤더니 엄청난 인파가 행진 중이다.

즐거운 듯 흥분한 듯,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다.

하리드와르의 시민들이 모두 총출동한 듯하다.

솔리엠 왈, 축제이거나 선거 때문에 행진하는 거란다.

정말 언제나 흥겨운 인도.

 

식사를 마친 후, 솔리엠이 어떤 사원에 같이 가보자고 제안한다.

어차피 할 일도 없던 판에 잘 됐다.

현지인은 아니더라도 인도인이 나나 여행책보다야 잘 알 테니까.

아쉽게도 말이 많은 사람이다.

끊임없이 말해 슬슬 피로해지기 시작한다.

 

정말 오랜만에 탄 릭샤(인력거)

"정말 언제나 미안하지만, 그 미안함이라도 없으면 이들은 삶을 유지할 수 없다."

- 여행책의 구절 중

 

사원은 릭샤로 십 분가량 거리다.

한적하니 분위기 정말 좋다.

옆에선 솔리엠이 쉬지 않고 무엇인가 이야기를 한다.

 

시바의 부인

힌두교의 3대 신 중 한 명인 시바. 그 시바의 부인을 모시는 사원이란다.

 

사원의 모습

굳이 들어가 보진 않는다.

저번에 인도 왔을 때 사원 구경은 실컷 했기 때문이다.

 

강에서 몸을 씻는 사람들

역시나 몸을 씻는 공간이 있다.

힌두교도들은 죄를 씻기 위해 강물에 몸을 씻는다.

특히나 갠지스강은 힌두교도들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강이다.

이곳 하리드와르

 

정말 좋은 분위기다.

바라나시처럼 사람이 많지도 않고, 물도 정말 맑으니 말이다.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은 똥물 그 자체다.

 

10분 정도 앉아 정취를 즐기다가 짜이 한잔 하고 숙소로 왔다.

 

난 계속 같이 다니자고 할 줄 알았는데

흑심을 품은 사람은 아니었는지 흔쾌히 헤어진다.

 

뭄베이 오면 메일 달라고 이메일도 알려준다.

 

괜히 의심했나 싶지만 정말 어쩔 수 없다.

솔리엠도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솔리엠 덕분에 사원도 가고 나름 즐거웠다.

난 아직 여행책 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닐 배짱은 없어서, 사실 밥만 먹고 기차역 갔다가 숙소로 들어가려 했다.

솔직히 무섭다, 인도.

밤에도 못 다니겠고, 그냥 밖에 나가는 거 자체가 꺼려진다.

나도 '쫄보'다.

막상 나가면 별거 없는데도 말이다.

 

방에 들어오니, 뜬금없이 정전이 된다.

한 십분 있다가 도로 켜지는 불.

흔하디 흔한 정전. 벌써 세 번째 겪는다.

 

좀 이따 저녁 먹으러 나가서 표 확인해봐야지.

내 다음 목적지는 바로 인도의 메카, 인도 최대의 성지 바라나시다.

아쉽게도 하리드와르에서 바라나시로 바로 가는 기차편이 없기 때문에 델리를 경유해 가야 한다.

 

하리드와르-델리 기차편을 예매해야 한다.

근데, 델리-바라나시 기차 자리 없으면 어떡할지 그게 정말 걱정이다.

 

한산한 하리드와르 역전 시장(?)
석양지는 기차역

기차역 갔더니, 내일 아침 델리행 기차의 좌석이 이미 꽉 찼고, 나는 대기 순번 11번 이란다.

망했다.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

21시에 다시 오면 CC칸으로 그냥 컨펌해준단다.

CC칸은 지정 좌석이 없는 인도 열차의 가장 낮은 등급의 칸이다.

그냥 빨리 가서 앉는 사람이 임자인 그런 칸이다.

 

5시간밖에 안 달리는데, 그 정도야 뭐. 

또, 내일 저녁 델리-바라나시 기차는 델리 도착해서 예약해도 된단다.

엄청 많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기차역 근처 사람이 많이 앉아있는 식당에 들어왔다.

영어 메뉴판이 없다.

내가 종업원에게 메뉴 중 하나를 가리키며 무엇으로 요리한 음식이냐 물어보니, 영어를 못한단다.

그때 갑자기 저쪽 테이블 손님이 와서 나한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본다.

칠리 포테이토가 먹고 싶다고 하니,

이 인간이 친절하게도 주문까지 다 해주고 간다.

 

다 먹고 나가면서, 가격까지 알려주며 그 이상 주지 말라고 당부도 해준다.

 

나갈 때 마지막 찡긋까지.

이 형님 맺고 끊는 타이밍을 너무도 잘 아는 완전 호감형이다.

 

인도의 이 쓸데없는 친절함.

싫어하려야 싫어할 수가 없다.

 

 

 

27일의 가계부-

점심 140

릭샤 25

짜이 10

오토릭샤 20

바나나 20

저녁 120

 

총 335루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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